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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혁 ‘돌아버렸어’ 뮤직비디오 리뷰|혼란을 그린 감성 신곡

by Milridge_ 2025. 7. 15.

음악을 듣는다는 건 단순히 귀로만 하는 일이 아니죠. 때로는 눈으로, 마음으로, 그리고 상상으로 감상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찬혁의 신곡 **‘돌아버렸어’**는 그런 곡입니다. 그리고 그 뮤직비디오는, 그 혼란과 감정을 예술적으로 시각화한 하나의 작품이었어요.

1. 곡의 배경: ‘에로스’라는 서사의 한 조각

‘돌아버렸어’는 이찬혁의 정규 2집 **[EROS]**의 수록곡으로, 앨범 전체의 서사를 여는 중요한 트랙입니다. 전작 [ERROR]가 ‘나의 죽음’을 통해 삶을 들여다봤다면, 이번 앨범은 ‘타인의 죽음’에서 출발한 감정의 서사를 담고 있어요.

이 곡은 1980~90년대 신디사이저와 밴드 사운드, 그리고 밝은 글로켄슈필이 어우러진 레트로 감성의 음악으로, 이찬혁 특유의 의성어와 재치 있는 표현력이 돋보입니다.
“빙그르르르”, “그냥 돌아버렸어”, “갈 곳을 잃은 Clown” 같은 가사는 혼란과 공허함을 직관적으로 전달하죠.

2. 뮤직비디오: 시각적 혼란의 예술

뮤직비디오는 단순한 영상이 아닙니다. 한 편의 실험적인 단편 영화처럼 구성되어 있어요. 이찬혁은 다양한 오브제 속에서 끊임없이 회전하고, 갇히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 터널 속 홀로 선 공작새: 고립과 외로움의 상징
  • 거대한 에어 호스와 수조: 숨 막히는 현실과 감정의 압박
  • 상자와 빌딩 숲: 구조화된 사회 속에서 길을 잃은 자아
  • 회전하는 몸짓과 눈빛: 혼란과 고뇌, 그리고 무너짐의 표현

영상 중간에 크레딧이 흘러나오는 장면은 기존 뮤직비디오 문법을 깨는 연출로, 관객에게 “이건 단순한 뮤비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3. 음악적 특징: 레트로와 현대의 충돌

이 곡은 단순히 레트로 사운드를 차용한 것이 아니라, 현대적 감정과 충돌시키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 신디사이저와 밴드 사운드: 80~90년대의 향수를 자극
  • 글로켄슈필: 밝고 맑은 음색으로 대비 효과
  • 의성어 중심 가사: 감정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장치
  • 리듬과 전개: 반복과 회전의 구조로 혼란을 음악적으로 표현

이찬혁은 이 곡을 통해 감정의 균열과 상실의 경험을 음악으로 풀어내며, 앨범 전체의 서사를 시작합니다.

4. 감상 포인트: 몰입과 해석의 여지

이 뮤직비디오는 해석을 강요하지 않지만, 해석을 유도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보는 이로 하여금 “왜 저런 오브제를 썼을까?”, “왜 계속 회전할까?” 같은 질문을 던지게 하죠.

  • 공허한 눈빛과 동요하는 몸짓은 감정의 파편을 시각화한 장면
  • 무대가 무너지고 커튼이 내려가는 장면은 끝과 시작의 경계
  • Clown이라는 표현은 사회 속에서 역할을 잃은 자아의 은유

이찬혁은 단순히 혼란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 혼란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방식을 택합니다. 그래서 이 뮤직비디오는 한 번 보고 끝낼 수 없는, 자꾸 곱씹게 되는 작품이에요.

5. 이찬혁의 예술 세계: 확장과 실험

‘돌아버렸어’는 단순한 수록곡이 아니라, 이찬혁의 확장된 예술 세계를 보여주는 창입니다. 그는 이번 앨범에서 전곡을 직접 작사·작곡하며, 삶과 죽음, 사랑과 상실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음악으로 풀어냈어요.

이 곡은 그 서사의 시작점으로, 혼란과 감정의 균열을 시각적·청각적으로 동시에 전달하는 실험적인 시도입니다. 그리고 그 시도는 성공적이었어요.

6. 당신에게 ‘돌아버린 순간’은 언제였나요?

이 곡을 듣고 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질문이 있어요.
“나는 언제 돌아버릴 뻔했지?”
“그 순간, 나를 붙잡아준 건 무엇이었을까?”

이찬혁은 그 질문을 던지고, 답은 하지 않아요. 대신 그 감정을 함께 느껴주고, 예술로 위로해 줍니다. 그래서 이 곡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공감의 경험이 됩니다.

7. 마무리: 돌아버린 시대에 건네는 예술의 위로

‘돌아버렸어’는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괜찮아, 너만 그런 게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곡입니다.
그리고 그 말을 가장 독창적인 방식으로 전달해 주는 뮤직비디오예요.

이찬혁은 이번에도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감정의 언어를 만들어냈습니다.
그 언어는 음악이고, 영상이고, 그리고 우리 마음속에 남는 여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