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는 선택이고, 그 선택은 곧 나다.”
2025년 상반기, 아이브는 세 번째 미니앨범 [IVE EMPATHY]를 통해 한층 성숙한 메시지와 음악적 방향성을 선보였습니다. 그 중심에는 타이틀곡 〈ATTITUDE〉가 있습니다. 이 곡은 단순한 댄스 팝 넘버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만의 감정과 태도를 정의하고자 하는 주체적인 선언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뮤직비디오는 음악적 서사를 확장시켜, 시청자에게 시각적 공감과 사고의 지점을 함께 선사합니다.
1. 음악적 배경: 복고와 현대의 조화
〈ATTITUDE〉는 수잔 베가의 대표곡 ‘Tom’s Diner’를 샘플링함으로써, 1980년대 특유의 미니멀한 멜로디와 현대적인 그루브를 결합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후렴구에 반복되는 “내가 정할게 나의 무드, I’m that attitude”라는 문장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자기 정체성을 향한 강한 신념으로 다가옵니다. 음악적인 구성 역시 이러한 메시지를 뒷받침하며, 중독성 있는 리듬과 절제된 편곡이 오히려 곡의 중심 문장을 더욱 또렷하게 부각합니다.
2. 영상미와 구조: 상징과 은유의 서사
뮤직비디오는 각기 다른 콘셉트로 등장하는 여섯 멤버의 개별 서사를 통해, ‘태도’라는 추상적 개념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냅니다.
- 안유진은 ‘균형 게임’의 중심에 서 있으며, 주변의 갈등 속에서 흔들림 없이 균형을 유지합니다. 이는 리더로서의 책임감과 내면의 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 가을은 무채색 공간에 머물다 점차 색을 되찾아가며, 사회적 무관심 속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회복하는 여정을 은유합니다.
- 레이는 ‘사회적 프레임’이라는 단어가 반복되는 장면 속에서 점차 기존 틀을 깨고 나아가는 모습을 통해 자기 해방의 서사를 강하게 표현합니다.
- 장원영은 ‘럭키 버블 빔’을 쏘며, 행운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내는 주체로 등장합니다.
- 리즈는 진정한 ‘애티튜드’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며, 내면에 집중하는 가장 사유적인 이미지로 남습니다.
- 이서는 ‘선택은 자유’라는 문구와 함께 등장해, 스스로의 경로를 선택하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특히 막내로서의 자기 확신은 세대적 변화의 감각을 고스란히 담아냅니다.
각 장면은 직관적인 상징과 섬세한 연출을 통해 단순한 콘셉트 이상으로 기능하며, ‘태도’라는 공통된 주제를 개인화하고 구체화합니다.
3. 시각적 장치: 해석의 여지를 남긴 오브제
뮤직비디오의 구석구석에는 해석 가능한 상징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7시 20분을 가리키는 시계, 어딘가 낯선 당나귀, 반복되는 스캔 연출 등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요소로 작용하며, 시청자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또한 무채색과 다채로운 색채의 대비, 구조화된 공간과 해방된 움직임의 충돌 등은 시대 속 개인의 위치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우회적으로 드러냅니다.
4. 스타일링과 퍼포먼스: 메시지의 시각화
각 멤버의 스타일링은 개인의 서사에 맞추어 세심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무채색, 컬러풀한 의상, 메탈릭 액세서리 등은 추상적인 메시지를 구체적인 이미지로 전환하며, 움직임 하나, 시선 하나에도 명확한 태도의 표현이 녹아 있습니다. 기존 K-POP 걸그룹들이 추구하는 군무 위주의 퍼포먼스를 넘어, 개별성에 기반한 동작과 구도를 강조하는 방식은 아이브만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합니다.
5. 메시지의 울림: 시대를 관통하는 질문
〈ATTITUDE〉는 단순히 자기표현의 메시지에 그치지 않습니다. “내가 정할게 나의 무드”라는 가사는, 결국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를 묻는 매우 본질적인 질문이기도 합니다. 특히 “회색 인간은 더 이상 회색 인간이 아니다”라는 문장은, 개인이 스스로의 빛과 색을 되찾는 시대적 선언처럼 다가옵니다.
이는 Z세대를 비롯한 현대 청춘들에게 익숙한 고민—사회적 시선, 정체성의 혼란, 주체적인 선택—과 직결되며, 그래서 더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옵니다.
6. 팬 반응과 콘텐츠 확장
영상 공개 직후, 팬 커뮤니티와 SNS 상에서는 다양한 해석과 의견이 활발히 오갔습니다. “뮤비라기보다 단편 영화 같다”, “한 사람의 태도가 이렇게까지 예술적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게 놀랍다”는 평이 다수였고, 당나귀, 버블 빔 등은 밈(meme)으로도 빠르게 확산되며 일종의 유희적 소통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아이브가 더 이상 단순한 아이돌 그룹이 아닌, 문화 콘텐츠의 ‘창작 주체’로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맺으며: 당신의 태도는 무엇인가요
아이브의 〈ATTITUDE〉는 음악과 비주얼, 퍼포먼스를 종합적으로 구성하여 하나의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는 작업이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태도’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그것은 단지 스타일이 아니라, 정체성이며, 삶을 대하는 방식입니다.
이 작품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이야기합니다.
“당신의 태도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속삭이듯 말합니다.
“그건 당신이 정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