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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툽 ‘시작의 아이’ 뮤직비디오 리뷰|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의 감정 기록

by Milridge_ 2025. 7. 1.

마크툽 시작의 아이 사진

그때의 나에게, 그리고 처음 마음을 잊지 못하는 우리 모두에게

1. 아주 조용한 시작

음악이 시작되고, 화면이 흐르기 전부터 마음이 가라앉는 경험이 있어요. 마크툽의 ‘시작의 아이’는 바로 그런 노래였어요. 새해가 막 시작된 1월 1일, 누군가가 아무 말 없이 손 편지를 건네듯 조용히 도착한 곡.

처음엔 ‘무엇을 시작한다는 걸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했지만, 곧 이 노래는 그보다 훨씬 깊은 곳을 향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이 곡은 누군가를 사랑하기 시작한 그 순간, 그 마음이 깃든 시간의 온도를 이야기해요.

2. 한 소년의 걷는 뒷모습에서 모든 감정을 읽는다

뮤직비디오에는 말이 없어요. 설명도 없고, 대사도 자막도 없어요. 그저 어느 공간을 조용히 걷는 한 소년의 모습이 계속될 뿐인데, 그 장면 하나하나가 자꾸만 마음에 걸려요.

창가를 지나치며 슬며시 고개를 돌릴 때, 어깨 너머로 세상을 바라볼 때, 그 짧은 정지화면에서조차 감정이 묻어 나오고, ‘아, 이건 내 이야기일 수도 있겠구나’ 싶은 마음이 피어납니다.

그 소년은 어쩌면, 우리가 처음 무언가를 좋아하기 시작했을 때의 마음을 상징하는 존재일지도 몰라요. 혹은, 아직 끝나지 않은 무언가를 붙잡고 있는 현재의 우리이기도 하고요.

3. 듣다 보면 시간의 안으로 끌려 들어간다

마크툽의 노래는 늘 그렇듯 감정을 소리로 짜내는 것 같아요. 서두르지 않고, 정확한 순간에 숨을 고르고, 멜로디가 아닌 기억을 건드리는 보컬 톤.

‘시작의 아이’는 멜로디도 부드럽고, 템포도 빠르지 않지만, 듣다 보면 시간의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고조되는 피아노 선율과 마크툽 특유의 호흡은 마치 어떤 기억이 다시 숨을 쉬는 것처럼, 감정을 다시금 살려냅니다.

4. “붕괴하는 세상의 반짝임을, 별의 시작이라 부를 거야”

이 노래에서 가장 많이 되뇌었던 문장이에요. 혼란스러웠던 순간, 모든 게 멀어졌던 날, 혹은 정말 끝이라고 생각했던 시간조차도—그 반짝임을 ‘별의 시작’이라고 부르겠다는 말.

이건 그냥 아름다운 가사가 아니에요. 이는 누군가에게는 지나버린 시간이 다시 희망으로 기억될 수 있는 기적 같은 선언이에요.

그래서 이 곡은 다정하고 슬픈 동시에 용기 있는 노래예요.

5. 사랑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기억하나요

어떤 사람의 얼굴이 떠오르고, 어떤 계절이 생각났어요. 아니, 오히려 그 계절보다 나 자신이 그때 어떤 마음이었는지가 더 또렷하게 떠올랐어요.

사랑을 처음 느낄 때의 그 어설픔과 불안함. 하지만 그 감정이 너무도 진짜여서, 세상을 다 이해한 것처럼 느껴졌던 그때. 마크툽은 그 마음을, 그 시절의 감정을 곡 속에 담아 선물해 주었어요.

6. 영상이 주는 여백, 그 여백에 머무는 우리

‘시작의 아이’ 뮤직비디오에는 공백이 참 많아요. 대사가 없으니 그만큼 생각할 틈, 감정이 머물 틈이 많죠. 화면 속 소년이 걷고 있을 땐, 나도 함께 걸어가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어요.

화려한 장치 없이, 그저 한 사람의 움직임으로 감정을 전한다는 게 얼마나 어렵고 용기 있는 선택인지—오히려 그 절제 덕분에 감정이 더 깊게, 오래 남게 돼요.

7. ‘시작의 아이’는 결국 모든 사람의 노래

뮤직비디오에 담긴 소년은 마크툽의 곡이지만, 동시에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해요. 누군가는 그 소년을 잃어버린 첫사랑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라 말하겠죠.

그 모든 해석이 옳아요. 왜냐면 이 노래는 하나의 이야기를 말하려는 게 아니라, 듣는 이가 자신의 이야기로 완성시키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음악이니까요.

8. 마무리하며 – 이 노래는 당신의 ‘첫 마음’을 기억하게 해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시간이 지나면 결국 무뎌진다고 믿었던 감정도, 사실은 멀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너무 조용히 덮어두었던 게 아닐까.

‘시작의 아이’를 듣고 다시 꺼내본 감정은 여전히 따뜻했고, 그대로 있었어요. 마치 내 마음속 어딘가에서 내내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요.

이 노래가 누군가에게는 잊고 있던 시작을 다시 꺼내주는 따뜻한 열쇠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아직 우리에게는 새로운 시작을 또 한 번 마주할 용기도 있다는 걸요.